• 2024. 1. 31.

    by. 로그망

    결혼을 해서 둘이 되고, 아이가 생겨 셋이 되는 과정은 '계획'적이지 않았습니다.
    서른, 서른 다섯이 넘어가며 결혼은 점점 계획에 없어지나보다 했는데 남편을 만나고 어느 새 6개월 만에 저는 결혼식장에 있었고, 늦깍이 결혼이라 아이 없이 둘이 건강하게만 지내면 된다는 남편의 말이 무색하게 결혼 1년이 안 되어 아들이 생겼습니다. 운명이 아닐까요.
    무계획이었지만 결혼은 잘한 것 같아요. 하지만 함께 하면서부터 계획적인 생활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그런데요 우리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삶도 '계획'적이지 않았습니다.

    남편과 아들이 제게 온 것처럼 여섯 고양이, 아니 일곱 고양이들은 그렇게 나의 삶으로 들어와 가족이 되었습니다.
    운명과 인연으로 만난 고양이들을 보며 저는 예전에 생각하지 않았던 '고양이와의 노후생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한 남편과 듬직한 아들도 함께지요.
     

    엄마 빼고 다섯냥 가족사진  (c)2019


    5년 전,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남편이 얘기했을 때만 해도 저는 결사 반대했습니다. 이유는 '무서워서'였어요.
    고양이가 잘 보이지 않는 거리에 있어도 피해다녔는데 지금은 고양이와 껴안고 잡니다.
    그런데 고양이를 만나기 전, '고양이 키우는 법' '고양이 키우는 비용' 을 검색해 봤더라면 고양이를 키우지 않았을까요?
    아마 만약, 검색을 했다면...
     

     각오를 했겠죠 :)

     

     

    고양이의 하루는 대체로 이럴거예요
    "자고 - 먹고 - 싸고 - 자고 - 놀고 - 자고 - 자고 - 싸고 - 먹고 - 놀고 - 자고 - 먹고 - 자고 - 자고"
    이렇듯 편안한 냥삶을 위해 우리 집사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살펴볼께요.


    잘자기

    • 우리집 네 마리 고양이들의 잠자리는 비교적 평화롭게 바꿔갑니다. 침대 위, 책상 위, 장롱 위, 캣타워에서요
      우리집 냥이들은 숨숨집에서 안 지내고 잘라 둔 생수박스를 더 좋아해서 새 박스가 생기면 바꿔줍니다.

    왼쪽이 세째, 오른쪽이 첫째, 둘은 짝궁이예요


    잘먹기

    • 매일 아침 - 건사료 한그릇씩, 저녁 - 습식간식, 늦은 밤 - 건사료 반그릇
    • 격주 한번 : 간식(트릿이나 스낵)
    • 엄마냥 발톱 깎는 날 / 병원 다녀온 날 : 츄르 

      엄마냥은 4.8kg 인데 아들냥들 몸무게가 6~7kg에 육박해서 다이어트 사료로 바꾸고 양도 많이 줄였지만 집에서만 지내는 저런 평화로운 생활로 몸무게는 빠지지 않아요. 
      #1 사료값(월 기준) - 건사료 10kg 1봉, 습식간식 30캔, 특별간식 약간  / 월평균 15~17만원

     

    잘 비우기

    저는 엄마냥의 산파였습니다. 모든 게 처음이라 너무 두려웠고 무서웠지만 뭐든 닥치면 하게 되어 있쟎아요.
    검색에 검색을 하고 만반의 준비 끝에 다섯 마리 새끼고양이의 출산을 지켜봤습니다.(산파라고 했지만 해 준 게 없네요)
    뱃속에서 나오자 마자 눈도 안뜬 채 엄마 젖을 찾아가는 고양이들, 뒤뚱뒤뚱 걸으면서 신기하게 모래를 찾아 쉬도 하고 응아도 하는 고양이들이 너무 신기했어요. 

    털은 무한대로 발산하지만 제 몸도 옆 몸도 핥아주는 깔끔냥들이라 화장실은 특히 중요한 고양이용품입니다. 깔끔한 고양이들에게 필요한 화장실의 갯수는 1마리 당 2개 이상이 좋다고 해요. 
    저도 첫 아이 혼자 키울 때 화장실을 2개 두었는데 한 곳엔 쉬를 하고 한 곳엔 변을 보는 걸 보니 신기하고 잘했다 싶었어요

    음, 그렇다면 4마리 고양이에게는 8개 이상의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
    마음은 굴뚝이지만 지갑 사정도, 화장실을 둘 장소도 마땅치 않아서 저희 집엔 4개의 화장실을 두고 매일매일 청소에 신경씁니다. 사실 화장실 4개를 채울 모래값도 만만치 않구요 ^^;;

    제가 모래를 고르는 기준은 1순위도 먼지없음  2순위도 먼지없음 입니다. 여러 모래를 써보고 지금은 미우타임즈캐네디안샌드 모래를 구독하고 있습니다. 


    # 모래 6kg 월 평균 10개
       모래정기구독으로 평균 월 13만원
       요즘 대부분 모래 구독제를 이용해요. 혹시 모래가 안 맞아서 변경해도 취소로 인한 손실은 없습니다.

     

     

     

    잘 놀기

     

    좁은 집이라 뛰어다니며 놀기도 부족하고 바쁜 집사들이라 장난감으로 많이 놀아주지도 않다 보니 퇴근 후 집에 들어가면 졸졸졸 애옹거리며 따라 붙어요. 요즘 온라인 냥마트에 들어가면 별의별 장난감들이 많습니다. 하루 종일 혼자 지내는 냥들을 위한 움직이는 자동장난감들도 많고 털공, 플라스틱공, 낚시대 등 그 종류도 가지가지. 냥취향이 각각이라 이것저것 사봤지만 제일 가성비 좋은 장난감은 2천원 대 깃털낚시대였습니다. 다만 여러 아이들이 물고 뜯고 빨고 해서 1달에 한번은 바꿔주는 것 같아요. 털공은 잘 가지고 놀긴 하지만, 털공에 냥털이 붙어서 위생적이진 않아요.

    동물병원에서 추천받아 펫프랜즈 를 알게 되었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지만 갑자기 사료가 떨어졌을 때 익일 빠른 배송이 마음에 들어요.

     

     #3 장난감 월 평균 1만원 선 (낚시대 3~4개, 털공)

     


    그 외 추천템, 캣타워 + @(캣휠)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들, 수직놀이를 즐기는 고양이들을 위한 캣타워는 꼭 있으면 좋을 거예요. 놀이를 할 때도, 쉴 때도, 밖을 감상할 때도 고양이들에겐 상당히 편안해 보이는 공간입니다. 
    캣휠은 여러 후기들을 보면 아주 잘 쓰고 있는 집과 전혀 쓸모 없는 집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희는 우연히 당근을 통해서 저렴히 구입했어요.
    '4마리 중 누군가는 뛰어주겠지' 했는데 다행히 두 냥이가 잘 뜁니다. 고양이 런닝머신이 돌아갈 때 보면 호랑이과 고양이라는 걸 실감해요.
     # 4 캣타워 50만원 , 캣휠 중고 25만원 

     

    그리고 생활 필수템

    • 이동가방 : 켄넬장으로 가능하면 문이 위로 열리는 것이 좋아요. 특히 병원에서 겁먹은 아이들을 이동장에서 좀 더 편안하게 꺼낼 수 있거든요
    • 미용용품 : 발톱깍기 / 털깎기 / 귀청소
    • 욕실용품 : 양치용품(이라 쓰고 저희는 못하고 있습니다..), 목욕용품(이라 쓰고 저희는 안하고 있습니다)
    • 위생/청소용품 : 화장실모래삽, 사선돌돌이(필수템추천), 쓰리잘비(필수템 추천) 

    #5 기타 : 5만원 선 (1세트당. 청소용품 제외)

     

    * 다른 포스팅에도 있지만 쓰리잘비는 정말 강추합니다!
       늦은밤 청소기 소리 때문에 샀었는데 집사집에 없어서는 안될 효자템이라 생각해요.
     

     


    이렇게 일상에서 건강하게만 지낸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만 건강을 잘 지키기 위한 유지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고양이 예방접종, 건강검진, 중성화수술, 그 외 가벼운 진료까지 고양이 의료비용은 따로 다뤄볼께요.

    다묘가정이어서  초기 필요품 외 사료와 모래만으로 월 평균 30만원이라 부담이 없지 않지만 하나라도 더 먹여주고 싶고, 좋은 신냥템도 사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열심히 벌고 모으고 불려서 오래오래 건강하게 지낼거예요.
    저희 가족에게 너무 큰 행복과 사랑, 웃음을 주는 존재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