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1. 21.

    by. 로그망


    고양이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이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다 저 멀리 고양이를 만나면 피해다녔던 저로서는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이렇게 귀여운 고양이는 언제부터 우리와 함께했는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고양이의 역사를 찾아봤어요. 

     

    이집트인의 놀라운 고양이 사랑


    여러 자료에 따르면 우리 고양이들의 조상은 아프리카의 야생고양이(Felis lybica, african wildcat)라고 합니다. 
    인간의 주거지에서 고양이의 뼈가 발견된 때는 약 9천5백년 전 지중해의 키프로스 섬 남동쪽 실로우로캄보스 무덤에서 1살 정도로 추정되는 애완고양이의 뼈인데요, 사람과 함께 순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약 5천3백년 전 중국 콴후쿤의 신석기 주거지에서도 고양이 뼈가 발견되었는데 이를 보면 고양이들이 집쥐와 곡식을 먹고 살았다고 보여집니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주니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을 것이라는 설이 많지만, 쥐잡이가 필요하지 않았던 유목민들의 유적지에서도 고양이 뼈가 발견된 것으로 보면 단지 친근하고 귀여운 동물로 자연스레 인간들과 어울렸을 지도 모르겠어요.

    고양이가 인간들과 함께 지냈을 것이라는 사료는 이집트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기원전 4천년 경 농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저장된 곡식을 쥐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고양이가 자연스레 인간 곁에 머물게 되었고 이집트에서는 국가 차원에서도 고양이 키우기를 권장하며 고양이를 기르면 세금도 감면해주었다 합니다. 
    그리고 이집트에서는 고양이가 죽으면 장례식도 치르고 미라로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집트인들은 머리를 고양이로 만든 바스트(BAST)를 만들어 고양이를 숭배했다고 해요.

    이집트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BC 6세기의 펠루시움 전투에서 엿볼 수 있는데요. 이집트 성을 함락시키려는 페르시아의 캄비세스2세는 이집트인들이 고양이를 신성시하는 점을 이용해서 살아있는 고양이들을 모았고, 고양이들을 전투에 앞세워서 이집트인들을 무력화 시키고 전쟁에서 이겼다고 합니다. 너무 잔인하고 몹쓸 전략이었네요.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집트 파라오는 고양이 밀반출을 금하고, 고양이를 죽이는 사람은 사형도 하였다는데요, 그럼에도 이태리 로마, 그리스 등으로 고양이는 퍼져나갔고 오늘날까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고양이가 들어온 시기는 대략 삼국시대 말~ 고려 초기 쯤이라고 합니다. 

     

     

    고양이의 끔찍한 흑역사


    이렇게 사랑받았던 고양이는 12세기에 들어 냥격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교황의 권력이 강해지면서 이슬람 등 다른 종교에서 신성시하는 고양이가 이교도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고 급격하게 배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욱이 중세 및 근대 유럽에서는 점쟁이들이 혼자 살며 애완동물로 고양이를 많이 키웠는데 중세 말기부터 점쟁이들을 마녀라 하며 대대적인 마녀사냥이 시작되면서 고양이들까지 불길한 동물로 엮고 마녀재판에 고양이들을 산채로 같이 불태워 죽이면서 고양이의 이미지가 불길한 동물로도 여겨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기독교에서 고양이 학대를 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233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오 9세의 칙령에서 나오는데요, 검은 고양이를 사탄의 분신이라고 해 검은 고양이만 죽이는 일이 있었습니다. 1648년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는 30년 전쟁 종전 기념으로 고양이 화형식을 열고 잔치를 열었고 1665년 런던에서 발생한 흑사병이 고양이 탓이라며 고양이 20만 마리 이상을 태워죽이기도 하며 이런 고양이 대학살은 루이 15세까지 이어집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도 새끼 고양이들을 돌과 함께 자루에 담아 강에 던져 버리는 일도 많았다고 합니다. 
    18세기 영국과 프랑스 일부 시골지역에서는 사람 대신 고양이를 죽이는 마녀사냥도 있었고 벨기에에서는 5월, 높은 성탑에서 고양이를 던져 죽이면 악귀가 물러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금 시대에서는 정말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시대 한켠에서는 여전히 쥐를 잡아주는 고양이가 필요했기에 교회에서도, 수도원에서도 고양이를 키웠다는 기록이 무척 많다고 하네요. 특히 많은 수녀들이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키웠다는 기록, 다른 동물은 안되지만 고양이만 애완동물로 허용한다는 기록도 있어요. 이 밖에 웨일스 국왕 허우엘 다는 고양이를 죽이는 것을 금지했고, 중세 유럽에서도 박해가 아닌 애완동물로 대접받으면 살았던 기록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봐도 고양이는 물론 개들 마저 요즘처럼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약 40년 전 저의 유년시절에서도 길거리의 개나 고양이들은 불결하고 위험한 존재들로 서로서로 피해다닌 기억이 있으니.
    지금 내 옆의 고양이들을 보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옛 고양이조상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지면서, 더더더더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뭉클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