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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는 정말 신기합니다. 입춘이 지나니 봄 같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오늘은 왠지 봄이 올 듯한 비가 내리네요.
물론 기온은 영상 10도 내외라 아직은 두꺼운 코트가 필요해요.
2월 겨울방학이 이제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고, 이 겨울이 가는 것이 아쉬운 우리 가족은 겨울 온천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생각해보니 명절연휴 울산 친정에 다녀온 것 외 올해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첫 가족여행입니다.
겨울여행지, 여러분은 어떤 곳을 좋아하시나요?
개인적으로 여행지를 선택할 때는 그 계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는 편입니다. 봄이면 봄답게, 여름은 여름답게, 가을은 가을답게, 겨울은 겨울답게요. 겨울이 추운 것은 당연하고, 추워야 겨울이지요. 누군가 "여름이 좋아? 겨울이 좋아?" 하면 전 늘 겨울이 좋다고 답해요. 그래서 이번 여행은 이 추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노천온천으로 정했습니다.
한겨울에 수영복 입고 온 몸으로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동동걸음으로 김 나는 온천 속에 들어가는 순간, 발끝부터 퍼지며 올라오는 그 따스함은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니까요.
1천년이 넘은 우리나라 온천역사
온천의 나라라고 하면 대부분 일본을 떠올리지만, 사실 우리나라 온천 역사도 그리 짧지 않습니다. 충남 온양온천, 수안보온천, 부산 동래온천 등은 조선 시대 왕들이 자주 찾은 곳들로 유명한데요,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합니다. 고구려 제13대왕 서천왕 17년(286년), 반란을 계획한 무리들이 병을 핑계로 온천을 찾았다는 기록이 있답니다. 신라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의 왕들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우리나라 각지의 온천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즉 이렇게 역사적으로도 치유의 효과가 검증된 온천욕은 70~80년대 부흥기 이후 많이 쇠퇴했지만 시대에 따라 온천욕 방식도 많이 바뀌며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한겨울에 신나는 물놀이, 요즘온천 즐기는 법
저희 가족이 좋아하는 겨울물놀이 장소는 덕산 스플라스 리솜에 있는 온천워터파크입니다. 아이가 3~4살때부터 다녔으니 벌써 한 10여년 째 되었네요. 덕산온천은 온양온천이나 아산온천만큼 알려진 곳은 아니었지만 리조트가 함께 있어서 편하고, 서울에서도 가까워서 겨울여행으로 자주 다녀왔습니다. 물이 매끌매끌한 온천이라 영아부터 초등생 자녀가 있는 제 주변의 가족들도 아주 좋아하는 곳이예요. 아, 요즘 덕산온천은 스플라스 리솜 때문에 더 많이 유명해진 것 같습니다.
특히 단순히 탕만 있는 온천이 아니라 온천파도풀과 워터슬라이드까지 한 겨울에도 운영해서 그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겨울물놀이의 재미를 알아버렸어요. 게다가 실내 보다 야외 노천온천탕이 여기저기 곳곳에 많아서 골라 들어가는 재미도 있습니다. 어떤 날엔 정말 하늘에서 눈이 펄펄 내려서 진짜 TV에서 보던 겨울 노천온천의 매력에 푹 빠진 적도 있습니다. 물놀이 좋아하는 아이들은 겨울에도 워터파크를 데려가니 신이 나고, 시부모님은 따뜻하고 시원한 온천을 좋아하셔서 온 가족에게 맞춤 여행지입니다.
최근 알게 됐지만 스플라스 워터파크의 덕산온천수에는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실리카 성분이 꽤 많아요. 아마 그래서 물놀이만 해도 피부가 부들부들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토피가 살짝 있는 아이를 둔 제 지인도 인정한 물이예요.
겨울워터파크는 다른 곳들도 많지만 대부분 실내 운영이어서 겨울에 노천온천을 즐기기에는 아쉬웠어요. 스플라스 온천워터파크는 눈이 내려도 야외 파도풀을 이용할 수 있는데, 시아버님도 즐기시는 것을 보고 이 파도풀이 재미있긴 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스플라스 리솜에 가시면 꼭 타보시기를.
한겨울에 김나는 온천에서 즐기는 물놀이, 이색적이지요 1박 2일의 짧은 여행이 아쉽지만 시간을 잘 계획하면 정말 알차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여행 첫날 12시 경 도착해서 사전 체크인만 하고 스파를 먼저 들어갔다가 오후 늦게 입실하기도 해요. 워터파크를 들어가면 최소 4시간 이상 놀게 되니까 너무 늦게 체크인을 하게 되면 남은 객실을 배정받을 수도 있어서예요. 느긋하게 오후까지 물놀이를 하고 푹 자고 난 다음 날에는 리조트 인근지역 여러 장소를 둘러보고 올라옵니다.
온천워터파크는 한 겨울에 진가를 발휘하지만, 봄스파도 즐겨봄직해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람들이 모두 움직이는 여름휴가철 바글바글한 워터파크 보다 100배는 더 좋은 것 같아요.
TIP. 덕산 스플라스 리솜에서 차로 11분, 정말 숨은 맛집
두리왕갈비탕이라는 곳입니다. 광고 아닙니다.
울산에 사는 남동생이 리조트로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들른 곳이었는데 이미 동네에서는 유명한 곳이었어요.
왕갈비탕 단일 메뉴에 하루 정해진 수만 판매하는 진짜 찐맛집입니다. 정말 거대한 왕갈비대에 붙어 있는 갈비살은 입안에 넣자마자 녹다시피 하고 진한 국물맛은 동생이 먹어 본 갈비탕 중 단연 비교할 수 없이 으뜸이라고 칭찬일색입니다.
리조트가 아니라 이 갈비탕을 먹으러 울산에서 덕산까지 가고 싶다는 얘기까지.
겉에서 보기에는 가정집 같은 건물 1층이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니 주소를 잘 찍어 가세요. 하루 정해진 양만 제대로 끓여내기 때문에 미리 전화문의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두리왕갈비탕 충남 예산군 삽교읍 두리별리길 30 T.041-338-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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